2010년 5월 9일 일요일

국립극단 '통닭' 티켓 세 장

 

 

 2009년 1월에 보러갔던 공연 <국립극단 특별기획공연 스튜디오 배우열전-통닭>은 지금까지 살면서 처음 본 연극이어서 기억에 남는다. 사람들은 공연을 보러가면 보통 영화나 콘서트, 그리고 관심있는 사람은 뮤지컬을 보러 가곤 한다. 그런데 사실 연극은 잘 보지 않게 된다. 그건 아마 연극이 가지고 있는 특유의 느린 속도를 바쁜 현대인들이 답답해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연극 뿐만 아니라 뮤지컬, 콘서트, 영화 등등 모든 문화 생활에 담을 쌓고 살아가고 있을 것이다. 우리집도 마찬가지다. 먹고 살 돈도 부족한데 여가 생활은 무슨 얼어죽을. 이런 우리집에 연극 티켓 세 장이 들어온 것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그 때 나는 인터넷 경품 사이트에 푹 빠져 있을 때였다. 어느 날 경품 사이트에 올라온 '통닭 이벤트'라는 글자를 보고 호기심에 클릭했는데, 그 통닭은 '먹는' 통닭이 아니었다. 국립극장에서 연극 <통닭>을 홍보하면서 이벤트를 열었던 것이다. 연극 소개 페이지를 보고 '참 재미있겠다', '보러가고 싶다' 같은 글을 잘 쓰면 티켓을 주는 이벤트였는데 진솔하게 어떤 내용일까, 이 연극을 보고 싶은 이유를 써내려갔더니 떡하니 당첨되었다.

 

 이렇게 해서 연극도 난생 처음 보고 국립극장 별오름극장이란 데도 난생 처음 가보게 되었다. 이런 데에 처음 가보니까 그런지 가는 길이 참 복잡하게 느껴졌다. 극장 안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리 약간 초라해보였다. 꽤 넓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좁아서 의아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 좁은 극장 덕분에 배우와 관객이 더 친밀감을 느끼고 작품에 몰입할 수 있었던 게 아닌가 생각된다.

 

 티켓은 현장 수령이었는데, 수령한 티켓에 '0원 으뜸석 초대권'이라고 적혀 있었다. 그런데 사람이 좀 적게 와서인지 앞줄에 좋은 자리로 바꿔줘서 재미있게 봤다. 별오름극장의 친절했던 직원 분들이 참 기억에 남는다.